비오는날 양평 세미원

충주원룸 ♥ 비오는날 양평 세미원  

2020년도 장마는 다른해에 비하여 많이 다릅니다. 중국과 일본에 물 폭탄이 떨어지지 않나 거의 10여년간 마른 장마로 지나가던 우리나라에 엄청 많은 물을 뿌리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물을 뿌릴거라고 예보합니다. 그런 장마기간이라 비가 심하게 많이 오지 안는 상황에서 밖으로 안가볼 수가 없으니 신발은 샌달을 신고 우산을 들고 양편 세미원으로 갔습니다.

연꽃이 많이 피었는데 떵이지는 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꽃잎들이 누워 버렸다. 비가오니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누워버린 꽃잎이라도 좋다고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서 세미원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더 예쁜 모양의 꽃잎들을 많이 보았을텐데 심술굿은 빗방울에 누워버린 꽃잎들이 안스럽기만 합니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좋다고 돌아다니는 청둥오리만 사람 무서운줄 모르고 사람들 다리 사이에서 놀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갔으니 연잎 핫도그는 한개 먹고 가야지.... 특별한 것은 없어도 남들 먹는데 안먹으면 서운해서리....

 

떨어지는 빗방울을 이기지 못하는 가여운 연꽃을 보면서....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새색시들이 
하늘이 내려준 빛깔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다가 
꽃잎을 벌여 수줍게 속살을 보이는 순간 
짓꿋은 장마비가 
아름다움을 덮쳐 버린다.

그래도 본디 귀티나는 자태를
짓굿은 장난으로 모두 덮을 수는 없어
힘들게 누워있는 꽃잎의 아름다움이
다른 것과 견줄 수 없이 눈부시다.

아름다운 연꽃을 밀어올린 연잎은 
세상을 향해 한껏 펼쳐진,
뜨거운 햇님아래 
시원한 그늘을 만들던 머리로
빗방울을 받아내며
여기 저기서 고개를 끄덕인다

고개를 끄덕일 때마다
머리에 담긴 
세상의 근심을 비운다
장마비가 부슬거리는 오늘도
그렇게 세미원의 연밭에는
세상을 통달한 하루가 지나간다